하위문화에서 주류가 되기까지
Table of Contents

서브컬쳐 스트릿웨어 주류 패션이 되다
From. 스케이트보드 & 힙합

스트릿웨어의 고향은 미국이다. 스케이트보드, 힙합으로 대표되는 하위문화(subculture)에서 영향을 받았다.
1950~6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서퍼들은 파도가 없는 시기에도 보드를 즐기려고 스케이트보드를 개발한다. 초기에는 롤러스케이트 바퀴를 나무 판자에 붙여서 사용하다 1960년대 중반 Larry Stevenson이 Makaha라는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를 제작해 판매하였다.
스니커즈는 보드를 타는 데 필수이다. 신발 밑창이 납작해야 보드에 잘 달라붙어 있을 수 있어 보더라면 접지력 좋은 스니커즈를 선호하였다. Vans가 스케이트보드용 신발 브랜드라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
이들은 주로 루즈한 티셔츠나 후드티를 걸치고 품이 넉넉한 바지를 입었고 이러한 옷차림은 기본 아이템이 된다.
서부 젊은이들이 스케이트 보드를 타며 하위문화를 형성했다면 미국 동부 뉴욕 브롱스 지역에서는 힙합이 탄생한다. 1970년대는 경제적,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오일쇼크로 경제는 타격을 받았고 닉슨 도청 스캔들, 베트남 전쟁 패배 등 미국 사회는 혼란스러웠다. 혼란한 상황에는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기 마련. 뉴욕의 대표적 빈민가였던 브롱스 지역 10대들은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 속에서 랩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성공을 꿈꾼다.
힙합 패션의 대표적인 아이템은 블링블링 금이다. 금은 예나 지금이나 부의 상징으로 브롱스의 래퍼들은 커다란 금 체인을 걸치고 자신을 과시했고 기존의 단정한 옥스퍼드 스타일의 옷차림과는 전혀 다른 오버사이즈 옷을 입었다.
힙합과 브레이크댄스같은 춤동작이 결합되면서 힙합패션은 이후 넉넉한 핏으로 정착하는데 이러한 오버사이즈 옷은 기존 세대들에게 틀을 깨는 저항으로 받아들여졌고 힙합씬에 속하는 이들에게는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정체감을 부여하고 그들끼리의 소속감을 형성하였다.
대중화 1980’s~1990’s



1980년대 미국 레이건 정부와 영국 대처수상은 세계화, 신자유주의라는 가치를 내세우며 다시 한번 경제 성장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저변을 넓혀가고 있던 하위문화는 대중속으로 파고들었다. 하위문화를 대표하는 수퍼스타들이 나오면서 점차 대중화된다.
펑크문화는 거칠었던 1970년대 분위기에서 살짝 변형되어 뉴웨이브(New Wave), 포스트펑크(Pose-Punk)라는 장르로 발전한다. 뉴웨이브는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신디사이저와 전자 사운드를 강조한 음악이 많았으며 대표적인 뮤지션으로 Duran Duran, Pet Shop Boys 가 있다. 아래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당시 영국 펑크와 대중문화가 만나 조금은 부드러워진 NewWave 패션을 살펴볼 수 있다.
1980년대의 힙합은 MTV를 통하여 대중들 사이로 파고 든다. 런 DMC, 퍼블릭 에너미, 비스티 보이즈가 등장하며 음악과 브레이크댄스, 패션이 인기를 얻는다.
퍼블릭 에너미의 대표곡인 ‘Fight the Power’ 영상이다. 스파이크리 감독의 1989년 작품 ‘똑바로 살아라’의 OST이자 퍼블릭 에너미의 대표곡이다. 아래 영상을 보면 1980년대의 힙합 패션을 제대로 볼 수 있는데 1970년대와 비교해 단정해진 느낌이다.
1980년대 스케이트보드는 커뮤니티 수준을 넘어 산업화와 전문화가 이루어진다. 프로 스케이트보더가 등장하는데 토니 호크같은 스타 플레이어가 등장하였고 1990년대에는 올림픽 종목 중 하나가 된다. 다양한 스케이트보드 브랜드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1980년대.
아래 영상은 토니 호크가 1986년 스케이트보딩 기술 중 하나인 animal chin 을 시연하는 영상이다. 당시 영상을 보면 넉넉한 핏의 티셔츠와 쇼츠 팬츠를 입고 발목을 보호하는 하이넥 스니커즈를 신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스트릿웨어 브랜드 시조새 – Stüssy, Supreme, A Bathing Ape (BAPE)
1980년대 초반 캘리포니아에서 Stüssy라는브랜드가 설립되면서 스트릿웨어 브랜드의 시작을 알린다. 1990년대를 대표한브랜드는 1994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한 Supreme이었다. 일본의 BAPE는 일본 하위문화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1993년에 일본 도쿄에서 설립된후 1990년대 후반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2000년대 하이패션으로 도약하다

2000년대가 들면서 ‘저렴이’ 느낌이 쏙 빠진다. 대중화는 이미 충분하게 되었고 하이패션과 결합하면서 확실하게 주류 패션의 하나로 자리잡는다.
하이패션과의 결합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Louis Vuitton+Supreme’ 협업. 명품 대표와 스트릿브랜드 대표가 만나면서 고급스러움와 세련된 이미지가 입혀진다.

루이 비통과 슈프림의 콜라보레이션 컬렉션 전체를 확인하려면 위 이미지 출처인 GQ 기사를 참고하자. 이 컬렉션은 출시 되자마자 전세계적으로 완판되었다. 루이비통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더이상 판매하지 않으나 리셀 플랫폼(StockX, Grailed, eBay) 에서는 구입 가능. 일부 아이템은 오리지널 판매가의 3~4배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지금은 익숙한 한정판과 드롭방식은 브랜드 위상을 한단계 높여주었다. 버질 아블로, 칸예웨스트 등 셀럽들의 한정판 컬렉션은 여전히 리셀 시장에서 시장을 이끄는 대장주이다. 이와 관련한 내용 패스레이드 블로그 ‘컨템포러리 브랜드’ 주제에서 한번 다룬바 있으므로 지금은 여기서는 생략.(한정판 컬렉션 관련 내용 패스레이드 글 바로가기)
이제 스트릿웨어는 스케이트보드와 힙합 등 하위문화 뿐만 아니라 밀리터리, 워크웨어 스타일까지 섭렵하며 다양한 스타일로 발전하고 있다.
하이패션은 무슨 이득이 있지?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해지는 것. 루이비통이 수프림 같은 브랜드와 손을 잡았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분명히 수익 창출과 관련된 것이겠지만..
하위문화는 10대, 20대 대표 문화이다. 10대 때부터 이런 문화를 표현하는 옷을 입던 이들이 성인이 되고 구매력을 갖추면서 하이패션은 이들과 정서적으로 가까워질 필요가 있었다. 그런 면에서 스트릿 브랜드와의 협업은 젊은 세대들이 명품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허물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업의 특성상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자극을 받아 여러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는 것도 장점. 특히 요즘 소비 트렌드가 ‘가치’와 ‘정체성’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기에 헤리티지만 지니고 있는 명품 브랜드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LVMH가 2021년 오프-화이트(Off-White)의 지분 60%를 인수하기도 하였지만 2024년 9월 해당 지분을 미국 브랜드 관리 회사 블루스타 얼라이언스(Bluestar Alliance)에 매각했다. 몇 년간 큰 인기를 끌었던 스트릿웨어의 인기가 최근에는 조금 하락한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LVMH도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 스트릿웨어를 이끌 하위문화는?
스트릿웨어의 고향은 미국이다. 힙합과 스케이트보드, 펑크 문화가 주류로 편입된 지금 미국에서 떠오르는 하위문화를 살펴보는 것은 다음 스트릿웨어를 짐작하는데 참고할 만한다.
코어(Core)
코어(Core)문화는 특정 테마나 미학에 집중해서 스타일을 추구하는 문화다. 소셜미디어에 ‘자신만의 코어’를 발견하고 표현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코어는 애슬레틱 코어, 페어리 코어, 다크 아카데미아가 있다.



크립토펑크(Crptopunk)와 NFT 커뮤니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 기존의 예술과 소유권을 디지털화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 명품 브랜드 자체적으로 가상공간을 만들고 NFT를 출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여러 시도가 이루어진다. 가상화폐 고래이자 셀럽들이 NFT를 소유하고 이를 SNS로도 알린다.

NFT를 대중적으로 알린 대표 작품이 크립토펑크이다. 티파니에서는 크립토펑크 NFT소유자를 대상으로 크립토펑크 펜던트를 한정 수량으로 제작하였다. 1인당 구매 가능갯수는 3개. NFT와 펜던트 실물, 배송료 등을 모두 포함해 30ETH(이더리움)이였다. 당시 이더리움 시세로 6700만원이었는데 모두 완판되어 매우 화제가 되었다. 아래 영상을 참고해보자.
명품 회사가 자체적으로 코인을 만들고 이를 NFT와 연계하여 상품을 내놓는 문화는 디지털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문화이다.
국내에서도 명품 스타트업이 가상화폐 회사의 투자를 받는 등 명품 회사와 블록체인, 가상화폐의 협업이 활발하다. 하이엔드 소비 계층이 실물자산가 뿐만 아니라 디지털자산가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힙합과 스케이트보드가 1970년대부터 형성되어 2000년대에 들어 완전하게 주류로 편입되었다는 면에서 가상자산과 결합된 NFT 명품 시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비건과 지속가능성
슬로우 리빙, 미니멀리즘, 에코 패션, DIY, 비건, 친환경 소재 등. 모두 같은 맥락이다. 단일종 인류가 지구에서 계속 살려면 지금처럼 마구 갖다 쓰면 안된다는 전지구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지속가능성을 가치로 삼는 문화는 하위문화로 분류하기 보다는 무조건 가야하는 인류의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 패션 업계에서도 이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e스포츠와 게임 커뮤니티

게이밍 팬이라면 이미 유명한 스트릿웨어 브랜드 100 Thieves. e스포츠 팀으로도 유명하고 다양한 후디, 티셔츠, 액세서리 등 게이밍 팬들이 좋아하는 스타일리시한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한정판 드롭 방식으로 제품을 출시하며 스트릿웨어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종종 회자되곤 한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드롭제품을 볼 수 있다.
패션은 문화이고 문화는 사람이 만든다. 새로운 문화는 새로운 세대에서 탄생하기 마련. 스트릿웨어가 재미있는 이유는 세상의 변화를 예술에 가까운 실물로 표현하고 이를 직접 입어보고 써보고 착용함으로써 경험까지 제공한다는 데에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스트릿웨어에서 출발한 브랜드가 독립적으로 하이엔드까지 진입하는 세상이 올지도.

댓글 남기기